베이징인터넷 법원에서 650만위안을 쓴 샤오리의 환불 소송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진=CCTV 화면 갈무리)
2년 전 17세인 사오리는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인터넷법원을 찾았다. 사오리는 어머니의 여러 휴대폰 번호로 숏폼 플랫폼에 3개 계정을 등록해 라이브 방송을 시청했으며 수백만 위안을 충전해 후원했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사오리는 처음에 여러 인터넷 방송인(BJ)에게 310만위안 이상을 후원했다고 밝혔으나 재판이 진행되면서 후원 금액이 총 560만위안인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 조사 결과 또 사오리 아버지 명의의 또 다른 계정이 있었고 이를 통한 후원 금액은 90만위안 가량이었다.
사오리가 쓴 금액이 총 650만위안이 넘게 되자 그 정도의 금액을 부모 몰래 혼자 쓰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미성년자의 대액 후원 환불 분쟁에서 보호자의 인지와 동의 여부는 재판의 핵심”이라면서 “원고 측 어머니는 라이브 후원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고 딸의 후원 행위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담당 판사는 관련 계정의 소비 기록, 음성 연결, 라이브 방송 댓글 등 증거를 샅샅이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법원은 샤오리의 부모가 20여 차례 얼굴 인증을 통해 소비 한도를 해제했고 해당 계정에서 ‘아버지를 불러 후원하게 하겠다’는 등의 표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샤오리 부모가 샤오리의 충전·후원 행위를 알면서도 반대하거나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 협조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므로 이들이 후원금의 환불을 요구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중국사회과학원 법학연구소의 차이루이 부연구원은 “성인이 스스로 (BJ를) 후회해 미성년자가 했다고 주장하며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불신실 행위로 법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미성년자가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에게 거액을 후원하거나 온라인 게임·도박에 빠져 큰 돈을 쓰는 일들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도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중독돼 가정을 파탄시키는 내용이 방영돼 큰 이슈가 됐다.
중국 민법전은 ‘제한적 행위 능력자’인 8세 이상 미성년자)가 순수한 이익을 얻는 행위 또는 연령·지력·정신 건강 상태에 적합한 민사 법률 행위는 유효하다고 보지만 그 외 행위는 법정 대리인(보호자)의 동의를 받거나 사후 추인을 받아야 유효하다고 규정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20년 제한적 행위 능력자가 보호자 동의 없이 한 후원에 대해선 환불해줘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올해 3월 이와 관련한 전용 업무 지침서도 발표했다.
샤오리의 부모는 법을 이용해 거액의 후원금을 다시 돌려받으려고 계획했으나 결국 법원 판단에 따라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법이 미성년자 인터넷 소비를 보호하지만 이것이 부모의 책임 회피 수단이 되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허위 증언이나 증거 조작은 민사소송법상 재판 방해 행위로 벌금이나 구류에 처할 수 있고 형법상 허위 소송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보호자가 결제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자녀의 건전한 소비관 형성을 지도하는 동시에 스스로 모범을 보여 건전한 인터넷 소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