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가정보국 출범에 발끈, 중국 “비열한 의도…평화 훼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1:0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일본의 정보기관 역할을 하는 국가정보국이 오는 31일 출범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후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은 군국주의의 부활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월 31일 ’특별 고등경찰(특고)‘을 설립하려는 의도가 비열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본 국가정보국 출범일을 7월 31일로 선택한 것은 일본 우익 세력이 제기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에 대한 대담한 도전”이라고 보도했다.

7월 31일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시절 운영하던 비인도적인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와 숫자가 같다. 중국 하얼빈엔 731부대의 만행을 기록한 전시관이 운영 중이고 지난해엔 71부대를 소재로 한 영화 ‘731’이 상영하기도 했다.

일본이 731이란 숫자의 의미를 알고 있음에도 7월 31일 국가정보국을 출범한다는 건 의도가 있다는 게 중국측 주장이다.

중국은 그간 일본 국가정보국 출범에 대해서도 반대해왔다. 환구시보는 “일본 정부는 ‘국가정보국 출범’이 정보 역량 강화와 외국 첩도 대응을 목표로 한다고 주장하지만 외부 관측자들은 이를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악명 높은 ‘특고’ 부활로 본다”고 지적했다.

특고란 2차 세계대전 당시 반정부 인사와 비판 세력을 탄압하던 조직이다. 중국은 일본이 정보기관을 운영하면서 다시 이러한 제국주의 색채를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환구시보는 “다카이치는 취임 후 신속히 제도·입법 개혁을 추진하며 국가정보위원회를 핵심, 국가정보국을 집행 기관으로 삼는 정보 기구 구축을 시도했다”면서 “총리실이 직접 이끄는 중앙집권적이고 상명하달식 지휘 체계가 형성됐고 이 체계에서 일반 시민들의 일상적인 상호작용, 정치 표현, 반전 활동은 감시를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정부가 새로 설립한 조직의 정보 전략이 자위대의 공격 능력을 직접 지원하며 정보 업무도 수동적 방어에서 선제 정찰·공격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고 환구시보는 해석했다.

환구시보는 “정보로 무대를 마련하는 것은 한때 일본의 침략 전쟁의 표준 청사진이었다”면서 “일본이 중앙집중적 정보 체계를 재건하는 건 잠재적 군사 개입을 위한 정보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 동맹)에 적극 가입하려 하는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립을 고조시키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직접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일본이 ‘731’이라는 숫자를 선택한 것 자체가 도발이라면서 “아시아와 전 세계 국민들이 공유하는 역사의 기억과 평화를 수호하려는 그들의 결의는 인정받을 수 없다. 세상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고 역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 관계는 최악에 빠진 상태다. 중국은 일본 관광 자제는 물론 핵심 원자재 수출을 통제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도 이에 대응해 아·태 지역에서 군사 분야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양국간 외교·안보 갈등은 갈수록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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