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운영 업무를 담당할 자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에 유럽축구연맹(UE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이 거버넌스 훼손과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이유로 반발에 나섰다.
UEFA는 29일(현지시간) "FIFA가 211개 회원국 협회에 월드컵과 클럽월드컵을 비롯한 상업 및 대회 운영을 맡을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 승인을 9월 19일까지 수용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동의하지 않으면 2000만달러(290억5000만 원)를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는데, 이는 이번 안건의 본질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
이어 "UEFA는 축구계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논의 끝에 FIFA의 제안에 대해 반발이 커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FIFA는 더 이상 축구를 이용해 자신과 측근들의 부를 축적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UEFA는 주중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영국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은 UEFA가 월드컵 보이콧까지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UEFA 회원협회는 FIFA 211개 회원협회 가운데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 챔피언 스페인을 비롯해 프랑스, 잉글랜드, 포르투갈, 노르웨이 등이 포함됐다. 이들이 월드컵에 불참한다면 흥행과 상업적 가치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FC 역시 "적절하고 확립된 지배구조 채널을 통해 검토하고 논의할 기회를 갖기 전에 중요한 사안이 공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AFC는 세계 축구의 미래를 강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규모가 크고 중대한 사안은 반드시 건전한 운영, 투명성, 그리고 의미 있는 협의라는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고 유감을 전했다.
AFC는 "축구의 상업적, 재정적 미래를 재편할 수 있는 결정은 관련 의사결정 기구에 제안서를 제출하기 전에 각 연맹, 회원국 협회 및 기타 관련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이 세계 축구계의 공동 이익을 반영하고 FIFA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FIFA는 월드컵과 클럽월드컵의 상업 및 대회 운영을 FFE에 맡기고 외부 투자자에게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상업권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려는 구상이다.
FIFA는 과반 지분과 축구 행정, 규정, 경기 일정 등에 대한 최종 권한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FIFA는 이를 통해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